아마도 많은 분들이 음악 시간에 하이든을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배웠을 겁니다. 이런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하이든은 고전주의 시대 중요한 음악 장르인 교향곡 형식을 완성한 작곡가입니다. 물론 교향곡을 비롯해 현악4중주 같은 고전 음악의 형식들은 이미 18세기 초부터 조금씩 그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지만 확고하게 그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서 하이든이 음악사에 남긴 업적은 동시대의 그 어떤 작곡가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빈 음악계에 하이든이 등장한 건 바흐와 헨델이라는 두 사람의 대작곡가에 의해 절정기를 구가했던 바로크 음악의 불꽃이 그 빛을 잃어가던 무렵이었습니다. 이 시기의 유럽 사회는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는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성을 추구했던 계몽주의 시대로 근대 시민 사회가 정립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이든이 추구한 고전음악은 이전의 바로크 음악과는 달리 논리적이고 질서정연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고전주의 음악은 바로 이런 계몽주의 사상이라는 시대정신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하이든은 거의 평생을 귀족 에스테르하지(Esterhazy)家에 종속되어 자유로운 예술가가 아닌 전근대적인 삶을 살았지만 음악에서만큼은 고전주의자로서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이든은 논리적인 원칙에 따라 전개되는 악곡 형식인 소나타 형식을 완성시켰습니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교향곡과 현악4중주 같은 작품의 완전한 틀을 만들었는데요. 하이든이 완성시킨 이 틀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하이든 이후의 음악 형식은 기본적 형태에 다른 것이 더해진 단순한 세분화일 뿐이지 진정한 의미의 변화는 아니다" 라고 말하는 음악학자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이든은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당대 유럽에서 가장 존경받는 작곡가의 위치에 오른 인물이었습니다. 베토벤은 그의 생가를 방문했을 때 "이렇게 소박한 농부의 오두막에서 그렇게도 위대한 사람이 태어났다니!" 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하이든의 생애를 간단하게 이렇게 얘기한 이도 있었습니다. "골짜기 깊숙한 데서 출발해 착실하게 상승을 계속하면서 영광의 정상까지 올랐다" 라고요.

하이든은 1732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동쪽으로 약 40킬로미터 떨어진 로라우라는 곳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아버지는 수레를 만드는 목수였습니다. 비록 가난했고 음악가 집안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치터(Zither)를 연주했고 부모님 모두 노래를 잘 불렀습니다. 하이든도 부모님을 닮아서인지 어릴 때부터 노래를 무척 잘 했습니다.

하이든은 6세라는 어린 나이에 음악 공부를 위해 집을 떠났는데 아마도 하이든의 부모님은 아들에게 자신의 일을 대물림시키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이런 결단을 내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결과 어린 하이든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죠. 하이든은 하인부르크의 초등학교 교장이면서 교회 합창장으로 일하던 친척인 요한 마티아스 프랑크에게 맡겨져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는(하이든은) 이곳에서 초등교육을 받으면서 클라비어와 바이올린의 기초를 배웠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프랑크 선생님으로부터 익히게 된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하이든이 평생토록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일에 몰두하는 성실함의 바탕이 되었고 이것이 곧 그의 장수 비결이었다고 전기 작가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 후 하이든은 빈의 성 스테파노 대성당의 합창장인 게오르크 로이터에게 발탁되어 8세이던 1740년부터는 정식으로 성 슈테판 대성당의 합창단원이 되어서 이 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됩니다. 성 슈테판 대성당의 합창단원이 된 하이든은 이 곳에서 10여년간 활동했습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던 하이든은 변성기를 맞아 합창단을 그만 둘 때까지 독창을 맡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하이든은 거세 가수인 카스트라토(castrato)가 될 것을 권유받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로 다행히 카스트라토는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변성기를 맞은 하이든이 빈의 성 슈테판 대성당의 합창단을 떠나야 했던 시기는 1749년 가을 혹은 1750년 이른 봄쯤으로 추정됩니다. (17세 또는 18세)

당시 17살이던 하이든은 이때부터 약 10여년간 일정한 직책을 얻지 못하고 빈에서 힘겨운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빈의 밤거리에서 세레나데를 연주하는가 하면 학생들을 지도하며 생활을 꾸려 나갔는데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앞길을 꿋꿋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음악가의 길을 가리라"는 굳은 결심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하이든은 독학으로 작곡법을 익히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점차 빈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하이든은 1753년 경부터 (21세)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이자 성악 교사였던 포르포라(Nicola Porpora)의 반주자로 활동하면서 상류 계급의 후원자들을 알게 됩니다. 포르포라가 하이든을 후원자가 될 수 있는 귀족들에게 소개하면서 하이든은 앞으로 음악가로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이든이 빈에서 알게 된 귀족들 가운데 하이든에게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사람은 퓌른베르크 남작이었습니다. 초창기에 쓰여진 현악3중주곡은 남작의 저택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위해 쓰여졌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그의 소개로 (보헤미아의) 모르친 백작을 소개받아 1758 ~ 9년경 (26~27세) 보헤미아 지방의 루카베츠에 있는 백작의 궁정 악단에서 일하게 됩니다. 비로소 하이든이 안정된 일자리를 얻게 된 것은 성 슈테판 대성당의 합창단원을 그만 둔 지 10여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르친 백작 가문이 파산하면서 오케스트라를 해산하고 맙니다. (1760년 경) 파산과 함께 많은 자료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하이든이 백작 가문을 떠난 정확한 시기 등 이 시기 하이든의 행적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이든은 모르친 백작의 궁정악단에서 활동하던 1760년, 28살 때에 자신보다 3살 연상인 마리아 안나 알로이지아 아폴로니아 켈러와 결혼했습니다. 하이든의 결혼 생활은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둘 사이에 아이도 없었습니다. 악처라고 알려진 하이든의 부인은 신경질이 대단했고 질투심이 강했다고 합니다. 또 쉴새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가 하면 살림도 엉망이었던 데다 음악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죠. 그의 부인은 남편의 악보를 과자 포장지로 쓰는가 하면 머리칼을 마는 컬 페이퍼로도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자하고 성격 좋기로 유명한 하이든이었지만 한 편지에서는 부인을 두고 "지옥에서 온 짐승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습니다. 하이든은 비록 음악가로서는 성공했지만 불행히도 결혼 생활만큼은 실패작이었던 듯싶습니다.

하이든은 1750년대부터 작곡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1757년 경에 [25세] 최초의 현악4중주곡 몇 곡을 썼고 또 모르친 백작의 궁정악단에서 활동하던 때에 초기 교향곡들과 관악기를 위한 디베르멘토 등을 썼을 것으로 보입니다. 학자들은 하이든이 이미 상당수의 교향곡을 써서 귀족들의 음악회에서 연주했고 이를 통해서 하이든의 실력을 확인한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그를 고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이든이 30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몸담게 되는 헝가리의 귀족 에스테르하지家와 인연을 맺은 건 29살이던 1761년 5월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파울 안톤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타계하자 동생인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가 후작의 직위를 계승했는데 그는 하이든과 친분이 깊었고 음악을 무척 사랑했던 귀족이었습니다. 1766년 (하이든 34세) 악장이 세상을 떠나자 후작은 곧 부악장인 하이든을 악장 자리에 앉혔고 하이든은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치 후작이 세상을 떠난 1790년까지 (하이든 58세) 그를 모시며 궁정 악단의 악장으로 활동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家의 악장직에 있으면서 자유로운 음악적 실험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음악을 들어줄 귀족들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하이든은 이런 작품들을 써 나가면서 교향곡 장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겁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나는 실험도 할 수 있었고 무엇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관찰을 할 수도 있었다. 발전시키는 일도, 무엇을 덧붙이고 빼버리는 일도 내 마음껏 할 수 있었고 모험을 할 수도 있었다. 나는 세상에서 떨어져 나와 곤란받거나 괴롭힘 당하는 일 없는 곳에서 독창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이든은 악장의 직위에 오른 뒤 에스테르하지 후작 가문의 모든 음악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 딴 여름 별궁을 지었는데 사냥을 위해 숲속에 있던 기존의 성을 개축한 이 별궁이 완성된 해는 바로 하이든이 악장의 자리에 오른 1766년이었습니다. (34세) 하이든과 단원들은 영주를 따라와 여름이면 이곳에 머물렀는데 이 궁전에서는 연주회 뿐 아니라 오페라나 연극이 상연되고 다양한 축하 행사도 열렸습니다.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이 여름 별궁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해마다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점차 길어졌습니다. 따라서 후작의 별궁에 동행했던 악단원들은 점점 지쳐갔고 가족들이 보고 싶어 불평불만들이 넘쳐났죠. 단원들의 마음을 헤아린 하이든은 이를 후작에게 전하기 위해 교향곡 한 곡을 만들었습니다.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서는 프레스토(아주 빠른 템포)가 아다지오(아주 느린 템포)로 바뀌면서 궁정 악단원들이 관악기 주자부터 차례로 퇴장을 합니다. 마지막엔 지휘자와 두 명의 바이올리니스트만이 무대에 남아 연주를 하게 되죠. 마침내 후작은 하이든의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이 교향곡을 듣고는 그 숨은 뜻을 알아챘고 궁정악단의 단원들에게 휴가를 주었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합니다. 이후로 이 교향곡은 "고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하이든의 음악 속에는 즐거움, 아름다움, 설득력, 질서, 고상함, 신선한 상상력, 그리고 유머가 있다고 하는데 고별 교향곡도 하이든의 그런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은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런데 교향곡과 함께 하이든의 작품 목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장르가 바로 현악 4중주입니다. 처음에 하이든의 실내악곡들은 여흥을 위한 음악, 즉 궁정에서 연주되거나 귀족 출신의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위해 쓰여진 곡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하이든은 첼로와 비슷하면서 아주 부드러운 울림을 가진 바리톤이라는 악기를 위한 곡을 많이 썼는데 영주인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바리톤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하이든은 바리톤, 비올라, 첼로를 위한 바리톤 3중주곡을 1778년 무렵까지 126곡이나 작곡했지만 지금은 거의 연주되고 있지 않습니다. 하이든의 현악4중주곡들 역시 처음에는 디베르멘토라는 제목으로 선보였지만 점차 고전적인 양식을 대표하는 장르로 정착됩니다. 그러면서 궁정 음악에서 벗어나 시민 사회에서 요구되는 근대적인 의미의 실내악으로 한발짝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바로 종달새, 황제, 일출 같은 부제가 붙어 있는 주옥같은 현악4중주곡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하이든은 교향곡과 현악4중주곡 외에도 오페라와 교회음악 같은 성악 장르에서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작품을 썼습니다. 특히 하이든이 오페라를 쓰게 된 것은 에스테르하지家의 별궁에 오페라 극장이 세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이든은 1768년 오페라 극장 개막을 위해 약제사 라는 작품을 작곡했고 에스테르하지家를 방문해 하이든의 오페라를 보고 마음에 들어했던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은 하이든의 새로운 오페라들을 관람하러 이곳에 오곤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78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 전역에서 하이든의 음악이 널리 알려지게 되자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그에게 새로운 작품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하이든의 오페라 작품들은 그가 남긴 교향곡이나 현악4중주곡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합니다.

에스테르하지家의 궁이 위치한 아이젠슈타트는 빈에서 꽤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곳은 빈이라는 중심 도시의 번잡함과는 동떨어진 전원도시로 하이든은 여기에 기거하면서 다만 작곡활동과 자신의 직분에만 충실했습니다. 그야말로 하이든은 거의 30여년을 음악의 중심도시인 빈과 동떨어진 곳에서 살았던 겁니다. 하이든은 이곳에서 여유가 생기면 사냥이나 낚시를 즐겼고 아내와 불화가 있을 때면 풀밭에 나와 글을 쓰거나 작곡을 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곳의 주변 환경이 하이든이 많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헝가리의 귀족 에스테르하지家의 궁정악단에서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하이든이 이곳을 떠난 건 1790년 (58세) 그가 모시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였습니다. 새롭게 후작의 자리에 오른 안톤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탓에 악단을 해산했던 것입니다. 하이든은 명예악장에 임명되고 연금을 받게 되었지만 이를 계기로 그는 아이젠슈타트를 떠나 빈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빈으로 옮긴 뒤 예순을 바로 앞에 둔 하이든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흥행사로 활동하던 잘로몬이 후한 개런티를 지불하고 그를 런던으로 초청한 것이었습니다. 하이든의 작품은 런던에서도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잘로몬은 하이든에게 새 교향곡을 런던에서 직접 지휘하도록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하이든은 1791년 12월 59살 때 런던으로 건너갔고 이듬해인 1791년 6월까지 런던에 머물면서 제93번부터 제98번까지 여섯 곡의 런던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원고 오류 ; '잘로몬 교향곡'이다) 그리고 직접 지휘한 하이든 잘로몬 콘서트는 예상대로 큰 성공을 거두었죠. 런던에서 하이든은 귀족들이 아닌 많은 일반 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게 되면서 이제서야 진정한 음악가로서 성공을 맛보게 된 겁니다. 하이든은 1794년 다시 런던을 방문해 (62세) 런던 트리오라고 불리는 4곡의 플룻 3중주곡을 쓰고 또 두 번째 런던 교향곡인 (잘로몬 교향곡이다) 제99번부터 제104번까지를 작곡했는데 그는 이 시기 이후로 더 이상 교향곡을 쓰지 않았습니다.

1794년 두번째로 런던을 방문했던 하이든은 1795년 8월 다시 빈으로 돌아왔습니다. (63세) 이 때 그는 새롭게 에스테르하지家의 후작 자리에 오른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2세의 의뢰로 다시 후작家 궁정악단의 악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책임이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후작은 부인의 명명(命名) 축일(祝日)을 위해 1년에 한번씩 미사곡을 작곡하는 것만을 요구했고 따라서 하이든은 1802년까지 (70세) 매년 1곡씩 6곡의 훌륭한 미사곡을 작곡했습니다. 이 시기에 하이든은 여름에 2-3개월 동안만 아이젠슈타트에 머물렀고 나머지 기간에는 빈에 살면서 활동했는데 이런 생활은 그가 음악 활동을 정리해 나가던 1803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71세) 이런 여유있는 생활 때문에 하이든은 자신이 원하는 작곡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간에 작곡된 하이든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걸작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와 "4계"를 비롯해 트럼펫 협주곡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천지창조 작곡 동기는 시간적 여유 덕분이라기 보다 런던에서 받은 충격 때문이다. 하이든은 런던에서 헨델의 오페라 및 오라토리오 공연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고 고무되었다. 특히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보고 놀랐다. 그래서 자신도 그런 오라토리오를 만들기로 하고 1796년 12월 작곡을 시작하여 이듬해 작품을 완성하였다)

1803년 말 (71세) 하이든은 건강상의 이유로 대부분의 음악활동을 중단했고 1804년에는 (72세) 에스테르하지家의 악장직에서도 물러나 완전히 은퇴했습니다. 그 후 하이든이 마지막으로 청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808년 3월 21일 (76세) 자신이 쓴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들으러 갔을 때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베토벤도 하이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후인 1809년 5월 31일 77살을 일기로 빈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전주의 음악가의 표상이자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제프 하이든은 무려 30여년 간이나 에스테르하지家에 고용되어서 큰 문제없이 일을 해나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의 성격이 어땠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이든은 그보다 앞선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헨델이나 그보다 약간 뒤에 활동한 모차르트처럼 예술가적인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성향이 아니었고 성격이 온화해서 그 누구에게도 미움을 받지 않았던 작곡가였습니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그는 밝고 건강한 음악을 많이 작곡해서 후세에 남겼습니다.

하이든은 77세까지 장수했다. (바흐 1685-1750, 65세) (헨델 1685-1759, 74세) (하이든 1732-1809, 77세) (모차르트 1756-1791, 35세) 하이든보다 24살 어린 모차르트는 하이든을 아버지처럼 대하면서 파파 하이든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하이든보다 18년이나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자식을 돌봐주었고 또 하이든의 장례식에는 모차르트의 진혼곡이 연주되었다.

하이든의 작품에는 유난히 별명이 많다. 놀람, 고별, 암탉, 시계 등의 별명들은 모두 재미있는 일화를 가지고 있는데 그만큼 인기가 많았다는 증거다. 당시 하이든의 인기는 유럽 전채에 퍼져 바다 건너 런던에까지 연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래서 파리 교향곡도 있고 런던 교향곡도 있다.

그는 유머 감각도 풍부했다. 프랑스 파리에 그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추모식이 거행된다는 소식을 듣자, "나도 거기에 참석했으면 좋을텐데.." 라며 웃었다고 한다. 그런 여유로움 덕분인지 그의 작품은 밝고 건강하며 자신도 77세까지 장수했다.

하이든은 고전파 음악의 거장으로서 (그 이전은 바로크 음악 시대) 교향곡을 비롯하여 현악 4중주와 건반악기를 위한 소나타 오라토리오 분야 등 여러 분야에 업적을 남겼다. 이런 업적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에게 이어져 더욱 발전하게 된다. 하이든의 음악은 고전주의 음악의 단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