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이름 앞에는 보통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죠. 이 표현은 진부하고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에 대해 독일의 시인 하이네가 한 말을 보면 피아노의 시인이야말로 쇼팽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수식어란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하이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피아니스트라도 리스트와 비교하면 부족함을 느끼게 되지만 쇼팽 한 사람만은 예외이다. 쇼팽이야말로 피아노의 라파엘이다. 그는 음악의 시인이다. 그의 진짜 조국은 시의 나라이며 꿈의 나라이다." 프레데릭 쇼팽은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피아노 음악만을 썼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피아노 음악의 레파토리가 지금처럼 풍성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쇼팽은 1810년 2월 22일, 프랑스인 아버지와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쇼팽의 아버지 니콜라스 쇼팽은 17의 나이에 프랑스에서 폴란드로 이주한 후 바르샤바 근교의 젤라초바볼라에 있는 한 귀족 집안에서 가정 교사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쇼팽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합니다. 쇼팽이 태어나던 해 니콜라스는 바르샤바에 있는 한 고등중학교에 프랑스어 교사로 임명되어 이곳으로 이주합니다. 쇼팽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음악을 좋아하고 즐겼기 때문에 쇼팽의 집에는 언제나 음악이 넘쳐 흘렀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도 혼자 즉흥 연주를 하는 아들의 남다른 재능을 발견한 부모님은 쇼팽을 보이체크 지브니에게 보내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게 했습니다.

지브니 선생님은 자유롭게 즉흥 연주를 하는 쇼팽의 재능을 살려 주는가 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바흐와 모차르트 같은 작곡가들의 고전도 가르쳤습니다. 쇼팽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바흐의 평균률 피아노곡집을 끊임없이 연주하고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어릴 때 배운 지브니 선생님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쇼팽은 지브니 선생님에게 배우는 동안 7살이 되었고 이 때 작곡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즉흥 연주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그의 연주 실력은 선생님을 통해 상류층의 사교계에 알려져 귀족의 성이나 궁정에서 연주를 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리고 1818년 8살 때 그는 자선 연주회에 출연해 연주를 했고 그의 폴로네이즈 G단조가 출판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바르샤바 월간지에는 쇼팽에 대해 이런 평이 실렸습니다. "그는 음악적 수준으로 보아 하나의 경이로운 천재이다. 아주 어려운 곡을 피아노로 연주할 뿐 아니라 춤곡과 변주곡도 몇 곡 작곡했는데 그 곡들은 전문가와 비평가들의 놀라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천재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기억시키고자 한다."

쇼팽이 열 두 살이 됐을 때 그는 더 이상 지브니 선생의 지도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의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열 세살이던 1823년에는 중고교 과정을 배우는 학교에 입학했고 이즈음부터 바르샤바 음악원의 원장인 요셉 에즈너로부터 본격적으로 작곡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에즈너 교수는 쇼팽에게 빈[비엔나]의 음악을 비롯해 당시의 다양한 음악을 눈뜨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 시기에 방학을 이용해 시골에 가서 지내기도 했던 쇼팽은 폴란드의 여러 민요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런 폴란드의 민속 음악은 폴로네이즈나 마즈르카 같은 쇼팽 작품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826년에는 바르샤바 음악원에 입학에 에스너 교수에게 계속 배워 나가면서 음악에 대한 시야를 더욱 넓혀 나갔습니다. 음악원에서 배우는 동안 쇼팽은 자신이 만든 곡을 스승인 에스너 교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에스너 교수는 쇼팽의 독창적인 재능을 억누르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게 해 준 훌륭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쇼팽이 음악적 상상력을 잃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했던 그는 제자인 쇼팽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가 하는대로 내버려 두라. 그는 이미 닦여 있는 길과 평범한 길을 따르지 않는다. 그의 재능 또한 평범한 것이 아니다." 쇼팽은 1828년[18세]에는 베를린으로 가서 신작 오페라들과 헨델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적으로 큰 자극을 받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르샤바를 찾아온 명연주가들의 연주는 그에게 큰 음악적 영향을 주었죠. 피아니스트 훔멜, 바이올린의 귀재 파가니니, 이런 연주자들이었는데 특히 악기는 달랐지만 바이올린 비르투오조인 파가니니의 연주는 쇼팽이 새로운 연주법을 개척해 나가는 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쇼팽은 바르샤바 음악원 시절 첫 사랑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쇼팽의 첫번째 연인으로 알려진 사람은 그가 10대이던 바르샤바 음악원 시절에 만난 성악도, 콘스탄치아 그와드코프스카 입니다. 그녀는 폴란드 궁정의 시종의 딸로 쇼팽과 동급생이었는데 쇼팽은 그녀에게 영감을 받아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와 왈츠 B단조를 작곡했습니다. 쇼팽은 1829년[19세] 여름, 빈에서 피아니스트로 데뷔해 좋은 평을 받고서 바르샤바로 돌아와 F단조 협주곡을 썼습니다. 그 해 10월 3일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내용을 남겼죠. "난 내 이상형을 발견했어. 최근 반 년 동안 매일 밤 그녀 꿈을 꾸었지만 슬프게도 난 아직 그녀에게 한 마디도 건네지 못했지. 그리고 그녀를 그리워 하면서 협주곡의 아다지오를 작곡했어." 라고요. 편지에서 아다지오 라고 적은 부분은 협주곡의 2악장 라르게토 인데 쇼팽은 이 작품을 쓰는 데 영감을 주었던 콘스탄치아 그와드코프스카에게 이 작품을 헌정하지는 않았고 훗날 파리에서 쇼팽과 친분을 맺은 델핀 포토츠카 백작 부인에게 헌정했습니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인 1번은 1830년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10월 11일 공개 초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날 연주회는 쇼팽이 폴란드를 떠나기에 앞서 가진 고별 연주회가 되었습니다. 물론 쇼팽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고 쇼팽의 첫사랑으로 알려진 성악도 콘스탄치아 그와도프스카는 독창을 했습니다. 쇼팽이 폴란드를 떠난 뒤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했고 콘스탄치아는 평범한 상인의 아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피아노 연주와 작곡 모두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된 쇼팽은 고향을 떠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고별 연주회가 끝난 뒤 쇼팽은 폴란드를 떠날 준비를 했고 출발 전날 연회가 베풀어졌습니다. 이날 친구들이 쇼팽에게 폴란드의 흙이 담긴 은컵을 선물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지죠. 쇼팽은 마침내 1830년 [20세] 11월 바르샤바를 떠나 빈으로 향했고 그 뒤 쇼팽은 다시는 고국 폴란드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쇼팽은 스무 살 때 조국 폴란드를 떠난 뒤 나머지 반평생을 대부분 파리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쇼팽이 1830년 11월 폴란드를 떠나 처음 머물렀던 곳은 빈이었습니다. 빈에 도착한 쇼팽은 계획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치적인 배경 때문이기도 한데 당시 폴란드는 오스트리아의 지배하에 있었고 그가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르샤바에서 혁명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 혁명으로 빈 사람들은 폴란드인을 적대시하게 되었고 쇼팽은 음악 활동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죠. 한 때는 여권마저 빼앗겼을 정도였습니다. 쇼팽은 친구 티토스가 군에 입대하기 위해 귀국하자 자신도 폴란드로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음악으로 조국을 빛내도록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빈에 남게 됩니다. 빈에서 그는 1831년 여름에 단 한 번의 연주회를 가졌을 뿐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는데 한 가지 좋은 일이 있었다면 출판자 하슬링거의 호의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지오바니에 나오는 2중창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출판한 것입니다. 당시 이 작품에 대해 슈만이 했던 평은 너무도 유명합니다. "자, 여러분, 모자를 벗으십시오. 천재가 등장했습니다."

빈에서의 음악 활동이 예상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쇼팽은 그곳에서의 활동을 단념하고 파리로 갈 것을 결심합니다. 쇼팽이 파리에 도착한 것은 1832년[22세] 9월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던 여러 음악가들과 교분을 쌓았습니다. 처음에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힘겨운 생활을 했지만 리스트나 칼크브레나 같은 이들을 비롯해 여러 상류 사회 인사들이 도움을 주면서 상황은 좋아졌습니다. 이그타니아 플레이엘의 아들로 아버지의 피아노 제작사를 이어받은 카미오 플레이엘은 특히 쇼팽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가 파리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진 것도 플레이엘 홀에서였고 이때부터 쇼팽은 플레이엘의 피아노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엘 홀에서 가진 파리 대비 연주회가 성공을 거두자 쇼팽은 출판 요청을 받는가 하면 뛰어난 피아노 연주로 파리 사교계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귀족과 상류 사회의 자제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죠. 쇼팽은 자연스럽게 교우 관계도 넓어져 많은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을 사귀었는데 그는 이들로부터 자유로운 낭만주의 사상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영향을 받아 그의 피아노 곡들에는 서정성과 극적인 감정 표현들이 담겨지게 되었고 감성적인 선율과 대담한 화성을 가진 성숙한 작풍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바르샤바 음악원 시절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을 경험했던 쇼팽은 25살이던 1835년 또 다시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됩니다. 그는 온천지인 칼스바트에서 5년만에 부모님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드레스덴에 들러 바르샤바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보진스카의 집을 방문합니다. 이 때 친구의 누이동생 마리아 보진스카를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이죠. 이듬해 [1836년, 26세] 쇼팽은 보진스카에게 청혼하고 그녀 어머니의 허락도 받지만 1837년 [27세] 쇼팽은 다시 보진스카의 어머니로부터 딸과 결혼시킬 수 없다는 편지를 받습니다. 쇼팽은 쓰디쓴 실연의 아픔을 맛봐야 했습니다. 당시 쇼팽은 이미 폐결핵에 걸려 힘든 고비를 넘긴 적이 있는 데다 수입도 많지 않은 음악가였기 때문에 보진스카의 어머니는 이런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 뒤로 쇼팽은 마리아 보진스카를 오래도록 잊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를 비롯한 보진스카 집안 사람들이 보내 온 편지들을 묶어 그 위에다 "나의 괴로움"이라고 적었고 이를 죽을 때까지 간직했다고 합니다.

1836년 [26세] 보진스카 백작 가족을 만나고 파리로 돌아온 쇼팽은 그해 겨울 리스트의 애인 마리 다구 백작 부인의 살롱에서 처음으로 죠르드 상드를 소개받습니다. 상드는 진보적인 성향의 작가로 남장을 하고 잎담배를 피우는 등 자유분방한 행동을 했던 여장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처음에 쇼팽은 그런 상드의 행동과 모습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하는데 상드는 자신보다 연하인 쇼팽의 인간성과 음악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두 사람은 만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차츰 가까워졌고 쇼팽과 마리아 보진스카의 약혼이 깨진 후 [1837년, 27세] 두 사람의 관계는 깊어져 그들은 정식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결국 함께 살게 됩니다.

1838년 [28세] 늦가을 쇼팽의 병세가 악화되자 의사는 요양을 권했습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의 눈도 피할 겸 따뜻한 지중해의 마요르카 섬으로 떠납니다. 하지만 그해 마요르카 섬은 기후의 변화가 심한 데다 비도 많이 와서 쇼팽의 건강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쇼팽이 폐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섬 주민들에게 알려져 쇼팽 일행은 전염병자 취급을 받기도 했죠. 그렇지만 이 시기에 이전부터 쓰고 있던 전주곡 (OP. 28)을 완성하고 스케르쪼 3번에 착수하는 등 작곡활동에 몰두합니다. 이듬해인 1839년[29세] 2월 이들은 마요르카 섬을 떠났는데 쇼팽은 또 다시 두 번이나 각혈을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한동안 마르세이유에서 머문 뒤 그해 5월 기후가 좋은 남프랑스의 노앙에 있는 상드의 저택으로 향했습니다. 노앙에서 쇼팽은 상드와의 사랑 속에서 평화로운 생활을 한 덕택에 건강을 회복해 많은 작품을 쓸 수 있었습니다. 소나타 2번 같은 걸작이 바로 이 시기에 쓰인 곡입니다.

1839년[29세] 10월 쇼팽과 상드는 파리의 사교계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쇼팽은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상드의 살롱에 모이는 여러 지식인들과 사귀었고 파리에서 그의 명성은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쇼팽과 상드는 1841년[31세]부터 1846[36세]년까지는 노앙에 있는 상드의 저택과 파리를 오가며 생활했습니다. 이들은 연인이었지만 상드는 쇼팽을 누나나 어머니 같은 손길로 돌보아 주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1843년[33세] 경부터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쇼팽의 건강이 다시 나빠지면서 그는 더욱 예민하고 신경질적이 되었고 그러자 애초부터 존재하던 두 사람의 성격이나 생각의 차이를 더 이상 극복하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귀족적인 취향을 지녔던 쇼팽은 매우 보수적이었던 반면 이상적 사회주의자였던 상드는 진보적이어서 이들의 이념은 서로 상반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성격과 이념의 차이도 있었지만 쇼팽과 상드가 헤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상드의 자식들과의 관계에서 빚어진 불화 때문이었습니다. 쇼팽은 상드의 아들 모리스와는 워낙에 사이가 좋지 않았고 상드가 딸 솔랑주와 갈등 관계에 있을 때 쇼팽이 솔랑주 편을 들면서 상드와 쇼팽 사이는 완전히 금이 가고 말았습니다.

상드와의 결별 이후 쇼팽의 건강은 눈에 띄게 나빠졌습니다. 수입도 점점 줄어들었고 무엇보다도 그는 고독했습니다. 의기소침해진 쇼팽을 친구들은 많이 돕기도 했습니다. 38살이던 1848년 쇼팽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병든 몸을 이끌고 영국으로 건너가 연주 여행을 했습니다. 런던에서는 빅토리아 여왕 앞에서도 연주를 했고 멘체스트, 에딘버러에서도 콘서트를 가져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의 건강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습니다. 1848년 11월 파리로 돌아온 쇼팽은 그 이듬해가 되어서도 병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석에 누워 피아노를 가르치고 마주르카를 작곡하며 생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병세는 계속 나빠져 마침내 1849년 10월 17일 쇼팽은 3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쇼팽의 장례식은 1849년 1월 30일 마들렌 대성당에서 치러졌습니다. 쇼팽이 존경하던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연주되는 가운데 많은 조문객이 참석한 성대한 장례식이었지만 그곳에 상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쇼팽의 친구들이 그의 유해를 페를라쉬 묘지까지 옮겨 그곳에 안치했고 그의 심장만은 누나 루드비카가 꿈에 그리던 그의 고국 폴란드로 옮겨 바르샤바 성십자가 교회에 묻었습니다.

음악이란 소리로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처럼 그의 음악 속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들과 더불어 폴란드의 민족 정신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특히 마주르카 같은 작품은 폴란드의 정신이자 쇼팽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쇼팽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인 즉흥환상곡, 이 작품은 쇼팽 음악이 가진 시적 낭만성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작곡가 쇼팽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언제나 풍부한 음악적 영감에 가득 차 있었고 시인다운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쇼팽의 피아노 곡을 듣고 있으면 낭만적인 서정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죠. 쇼팽은 물론 고전적인 형식을 갖춘 소나타나 협주곡 같은 작품들도 썼지만 피아노라는 악기의 매력을 잘 살린 성격적 소품들을 많이 작곡했습니다. 이러한 곡들은 보통 길이가 길지 않고 그 안에 작곡가의 느낌과 생각을 자유롭게 담아내고 있죠. 발라드, 스케르쪼, 녹턴, 즉흥곡, 왈츠, 전주곡,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이런 피아노를 위한 성격적 소품들은 쇼팽의 개성을 잘 드러내 주는 작품들로 지금도 피아니스트들과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