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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는 1792년 2월 29일 이탈리아 중부 도시 페사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호른 주자였고, 어머니는 소프라노 가수였으므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면서 자랐다. 아버지는 어린 로시니에게 악기 연주법을 가르쳤는데, 의외로 뛰어난 소질을 보였고 교회의 성가대로 들어가게 되었다. --------------------------------- 로시니 여섯 살 되던 해 열렬한 민주주의자였던 아버지가 정치적인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 나머지 가족은 볼로냐로 이사했고 로시니는 그곳에서 작곡을 배우기 시작, 뛰어난 재능을 나타냈다. --------------------------------- 열두 살에는 현악4중주를 위한 소나타를 작곡하고, 열네 살에는 오페라를 썼으니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천재였던 셈이다. --------------------------------- 15세가 되던 해, 볼로냐에 있는 음악학교에 들어가 첼로, 피아노 연주법과 작곡 등 정식으로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딱딱한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서 혼자서 딴 짓을 하기를 좋아했고 모차르트나 하이든의 작품을 연구했다. 그 결과 낭만파 음악이 유행하던 시기였지만 고전파에 가까운 음악을 많이 작곡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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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되자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는데 재능이 많았던 그는 가수, 가정교사, 극장 반주자로 일하는 한편, 교향곡, 미사곡, 칸타타 등 다양한 기악곡을 썼다. --------------------------------- 열여덟 살이 되던 1810년, 베네치아에서 <결혼 어음>이라는 오페라를 발표,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계속 작품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고 북부지방의 가장 좋은 극장들이 그를 후원했다. --------------------------------- 로시니 역시 그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에 음악을 작곡해야 했는데 이 때문에 간혹 악보에 오류가 발생해도 낙천적인 로시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당신도 알다시피 오페라 주문을 6주 전에 받습니다. 그 6주를 나는 이렇게 분배해요. 앞의 4주는 실컷 놀면서 구상하고, 다음 주는 아리아와 중창을 쓰고 마지막 주에 관현악으로 맞춘 다음 당장 리허설로 간답니다." --------------------------------- 이처럼 단시간에 작곡한 오페라였지만 듣기 좋고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들이 감탄했고, 그의 이름은 금방 널리 알려졌다. 이후 주변의 권고로 나폴리로 갔고 매우 좋은 조건에서 오페라를 선보였다. --------------------------------- 훌륭한 오케스트라와 뛰어난 가수들이 그의 작품의 가치를 높여 주었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청중이 오페라를 보기 위해 모여 들었다. 20대 초반의 로시니는 작곡가뿐만 아니라 지휘자, 극장장으로서도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 1813년에는 <탄크레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자>를 성공시켰고, 1816년에는 <세빌리아의 이발사>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이제 일류 작곡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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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2년 (30세)에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를 공연했는데 주역을 맡은 가수 콜브란과 사귀어서 결국 그녀와 결혼했다. 이 해에 유럽 실권자이던 메테르니히로부터 4개국 회의를 위한 칸타타를 의뢰받고 비엔나로 갔다. --------------------------------- 그리고 거기서 베토벤을 방문했는데 베토벤은 로시니에게 오페라 세리아를 쓰지 말고 더 많은 '이발사'를 쓰라고 했다. 당시 로시니의 인기는 베토벤을 압도할 정도였다. ---------------------------------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 정가극(正歌劇) 신화나 영웅의 전설을 다루는 서정적 비극 형태. 오페라 부파(Opera buffa) : 희가극(喜歌劇) 코메디 같은 내용을 다루며 서민의 생활을 묘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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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로시니는 영국 런던을 방문, 영국 왕실로부터 환영을 받았고, 그 후 파리로 건너가 정착했다. 그리고 프랑스 정부로부터 연금과 보수를 받으며 이탈리아식 오페라 극장의 감독을 맡아 작곡에 몰두하였다. --------------------------------- 1829년(37세)에는, 정치색을 가진 <빌헬름 텔>을 작곡했는데 당시에는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였다. 윌리엄 텔은 롯시니가 쓴 39곡의 오페라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쓴 작품으로 세빌리아의 이발사와는 대조적으로 9개월이나 걸려 완성한 작품이다. 그런데도 외면 당했으니 그 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 --------------------------------- 그러나 익살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 어느 만찬회에 참석한 후 헤어질 때 그 집 부인이 "또 오십시오"라고 하자 "지금이라도 괜찮을까요?" 라고 해서 주변을 웃겼다. - 밀라노 시에서 많은 돈을 들여 자신의 동상을 세운다는 소식을 듣고 짐짓 진지하게 말했다. "그 돈을 내게 주면 내가 매일 서 있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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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왕성한 활동으로 18세부터 37세까지 40개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런데 한창 나이인 37~38세에 이탈리아 볼로냐로 돌아와서는 갑자기 오페라에서 손을 떼고, 다른 음악도 거의 쓰지 않았다. 젊은 나이에 음악을 그만둔 이유는? 여러가지 추측이 있다. --------------------------------- - 질병 때문인가? 그 무렵 그는 신경계통의 질병으로 자주 발작을 일으켰다. 그동안 너무 과로해서 그럴까? -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인가? 사실 그는 대중적인 인기 덕분에 굉장한 부자가 되었으므로 여생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 로시니는 볼로냐 음악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만년을 파리에서 지냈다. 그 무렵 로시니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미식가가 되었다. 그러나 그걸로는 만족할 수 없었는지 나중에는 직접 요리를 배워서 여러 권의 요리책을 내는 등 요리 전문가로도 이름을 떨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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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고뇌하던 베토벤과 달리 로시니는 낙천적이고, 농담을 즐겼다. 작품 역시 생기발랄하고 힘이 넘쳤다. 또한 오페라의 극적 요소를 잘 살려서 보는 재미를 마음껏 누리게 했다. --------------------------------- 그러나 그의 작품이 사랑 받은 배경에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몫 했다. 다시 1820~1830년대의 유럽사회는 무척 암울한 시기였다. 프랑스 대혁명에 이은 격한 풍랑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쳐 있었고 혁명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보수주의 풍조가 널리 퍼져 있었기 떄문이었다. --------------------------------- 사회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사람들은 골치 아프고 심각한 것보다는 밝고 가벼운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음악 분야도 마찬기지여서 당시 유럽 사람들은 베토벤의 심각한 음악에 다소 지쳐 있었다. 이럴 때 로시니의 음악이 등장했다. 너무 심각하거나 진지하지 않고 밝고 가볍고 익살스러운 음악, 그러면서도 고전파 음악의 정돈된 느낌. 이런 것을 고루 갖춘 로시니의 음악은 암울한 분위기를 걷어내는 청량제였다. --------------------------------- 게다가 로시니는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대중의 정서를 충실하게 따를 수 있었다. 그래서 로시니는 익살스러운 일화를 많이 남겼다고 한다. - 말년에 요리에 심취하고, - 생일이 4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니 18세밖에 안되었다고 우겼으며, (그는 2월 29일에 태어났다) - 미신을 맹목적으로 믿어서 13일의 금요일에는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지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13일의 금요일에 사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