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병" 서곡으로 많이 알려진 프란츠 폰 주페는 바그너와 베르디보다 6년 어리다. 그의 아버지는 원래 이탈리아에서 살았다는데 주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달마티아 왕국(현재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마을은 스플라토 (현재 스플리트). 어린 시절은 자다르(Zadar)에서 보냈는데 스플라토에서 북서쪽으로 115km 떨어진 곳이다.

소년시대부터 플루트 연주에 뛰어나, 13세 무렵부터 화성학을 공부했으며, 14세 때에 교회 미사곡을 작곡했다.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이탈이아 파도바 대학에서 법률을 배웠다. (아버지의 혈통이 이탈리아, 벨기에) 그러나 아버지가 사망한 후 16세 때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서 그곳 음악원에 입학하여 작곡을 배웠다. 1841년(22세)부터 극장 소속 지휘자·작곡자로서 활약하고 안 데어 빈(an der Wien) 극장과 비덴 극장을 거쳐 1864년(45세)부터 레오폴트슈타트(Leopoldstadt) 극장으로 옮겼으며 1895년(76세) 세상 떠날 때까지 여기서 활약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극장음이었으며 빈 스타일의 우아한 리듬과 맑은 선율이 특징이다. 그는 당시의 빈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며 그만큼 인기도 높았다. 그의 사후 빈에 기념비를 세울 정도였다. 오페레타·발레음악·교향곡·서곡·가곡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을 썼고 대표적인 오페레타는 《경기병 Leichte Kavallerie》(1866) 《시인과 농부 Dichter und Bauer》(1876) 《보카치오 Boccaccio》(1879) 《돈 환 Donna Juanita》(1880) 등이 있다. 그는 희가극, 특히 그 서곡을 잘 작곡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서곡만은 널리 애호되고 있다.

* 달마티아(현재의 크로아티아) 예로부터 해상 교통로를 차지하기 위하여 이탈리아와 그리스 간에 영토 분쟁이 자주 일어났다. 4세기 경에는 그리스가 달마티아에 있는 여러 섬에 식민지를 만들었으며, 주변국의 정세에 따라 오스트리아·프랑스 등이 차지하기도 하였다. * 스플라토 (스플리트Split)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리는 아름다운 해안 도시. 7세기에 도시가 만들어져 라구사(Ragusa) 공화국이 되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경쟁한 도시국가로서 잘 나가던 해상무역 도시국가였다. 십자군 전쟁 뒤 베네치아의 지배를 받다가 (1205~1358) 헝가리-크로아티아 왕국의 일부가 되었다. 1667년 지진으로 도시가 많이 파괴되었다가 나폴레옹 전쟁 때 다시 옛날의 번영을 누렸다. 1815년 오스트리아 제국에 합병되었다가 1918년 세르비아-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에 편입, 1945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가 되었다. 1991년 10월, 크로아티아가 연방 탈퇴, 독립을 선언하자 세르비아군이 3개월에 걸쳐 공격해 도시 전체가 파괴되었다. 1999년부터 도시 복원작업이 시작되어 아름다운 해안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