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엽 오스트리아의 빈(비엔나)에는 온통 하나의 유행병을 앓고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왈츠의 열풍이다. 거리마다 댄스홀이 신장개업을 하고 왈츠를 연주하는 악단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다녔다. 원래 왈츠는 알프스 지방 토속 무곡인 3박자의 렌틀러에서 발전한 것인데 비엔나 사람들의 낙천적인 기질과 맞아 떨어져 급속하게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비엔나 사람들이 워낙 낙천적이고 정열적이긴 했지만 알프스의 토속 무곡이 이처럼 열병처럼 번진 데에는 당시의 시대적 상활이 커다란 작용을 했다. 당시의 유럽 대륙은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을 겪으며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왕정 복구를 표방하는 메테르니히 치하에서 서민들은 정치적 탄압에 대해 불만이 높았다. 말하자면 정치적 탄압과 경제적 위기가 겹쳐 있었다. 재상 메트리니히는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향락을 권장하는 방향으로 유도했다. 대규모 시설의 무도장을 만들었고 또 무도장을 대량으로 허가해 주면서 흥겨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결과 엄격한 카돌릭 교회가 지배하던 비엔나 사회에서 남녀가 몸을 부딪치며 빠르게 돌아가는 왈츠가 열풍처럼 번져가게 되었다.

바로 이런 시대에 맞추어 등장한 인물이 바로 요한 스트라우스 2세(1825 ~ 1899)이다. 그의 아버지(요한 스트라우스) 역시 유명한 왈츠 작곡가였기에 아들 역시 일찍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고달픈 음악가가 되기 보다는 은행원 같이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원했다. 그러나 아들 요한은 아버지 악단의 악장으로부터 몰래 바이올린을 배우고 20살 때는 스스로 자신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지휘자 겸 작곡가로 독립해 버렸다. 그래서 한동안 아버지와 불편하게 지내기도 했지만 그러나 곧 화해하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자신과 아버지의 오케스트라를 합쳐 당대 최고의 왈츠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비엔나 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 걸쳐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로서의 명예를 누렸다. 그리고 그는 왈츠와 폴카 등의 춤곡 뿐만 아니라 오페레타와 행진곡 등에 걸쳐 5백여 곡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렇게 유쾌하게 살아서 그런지 그는 74세까지 살다 갔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1825 ~ 1899)의 빈 왈츠는 요시프 이바노비치(1845-1902)가 바톤을 넘겨받고 이어 프란츠 레하르((1870~1948)가 맥을 이어간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와 동시대의 작곡가로서 에밀 발트토이펠 (1837∼1915)이 활동하여 300곡 정도의 왈츠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부모는 독일계의 유태인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들의 대표적 왈츠 작품도 함께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