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음악에 얽힌 이야기 이 곡의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이 아니라 「왕실의 불꽃놀이 음악」이라고 해야 옳다. (불꽃놀이 자체가 왕궁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며 왕실 주관으로 그린파크 공원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불꽃놀이를 벌이게 된 이유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이 평화조약으로 맺고 끝났기 때문에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다. 그리고 두 나라가 전쟁까지 하게 된 배경은 8년 전인 17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문제가 된 그 1740년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칼(Karl) 6세 황제가 세상을 떠났다. 황제의 슬하에는 아들이 없고 (어릴 때 죽었다) 공주인 마리아 테레지아가 유일한 상속자였다. 그리하여 그녀가 오스트리아 제국(합스부르그 가문)의 영토였던 중부 유럽, 벨기에, 이탈리아를 포함한 광대한 영토를 고스란히 상속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합스부르크 가문의 상속법은 생전에 칼 6세가 정한 칙령에 의한 것이고 제국에 속한 여러 나라들이 사전에 승인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작 칼 6세가 죽고 나자 관련자(국)들끼리 상속권 싸움이 일어났다. 왜냐하면 영토 상속은 곧 황제 지위의 계승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 왕위계승 분쟁 과정에서 프랑스, 스페인, 프러시아가 한편이 되어 오스트리아(마리아 테레지아)의 반대편에 섰고 반대로 프랑스와 적대적이던 영국은 마리아 테레지아를 지원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오스트리아를 지원한 곳이 여럿 있다) 그래서 이 왕위계승 전쟁은 복잡하게 전개되었는데 그 불똥이 영국과 프랑스로 옮겨 붙어 평소 적대적이던 이 두 나라는 수년간 전쟁을 계속하다가 마리아 테레지아의 정치력에 힘입어 1748년 7월 7일에서야 평화조약을 맺고 전쟁을 끝냈다. 그리고 관계국은 점령한 땅을 대부분 돌려 주었다. 이듬해 봄, 영국은 이 긴 전쟁에서 해방된 기쁨을 축하하기 위해 불꽃놀이를 계획했다. 불꽃행사는 카발리에레 세르반도니가 맡고 그 때 연주할 야외 음악은 헨델이 맡게 되었다. 헨델은 군악용 악기를 쓰라는 국왕의 요구에 따라 트럼펫 9개, 호른 9개, 오보에 24개, 파곳 12개, 콘트라파곳 1개, 팀파니 3상, 작은 북 2개 등등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57인의 대합주곡을 작곡했다. 불꽃놀이 1주일 전에 보크스 홀 가든에서 공개 연습을 했는데 1만 2천명의 군중이 모여들어 법석을 떨었다고 한다. 그런데 축제 당일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먼저 서곡을 연주하고 101발의 캐논포가 울려퍼진 뒤, 불꽃이 올라가야 할 차례가 되었으나 아름답고 거대한 성당 모양을 그려야 할 불꽃이 오히려 딴 곳으로 튀어 근처 건물을 태우는 소동이 일어났다. 그러자 불꽃을 담당한 세르반도니는 울화가 치민 나머지 칼을 뽑아들고 축제 집행관에게 덤벼들어 상처를 입히기까지 했다. 축제를 치룬 후 헨델은 현악기를 보강하여 연주회용 관현악곡으로 고쳐 썼으며 다음달 5월의 자선 음악회 때 처음 공개했다. 그리고 나중에 이 곡을 출판할 때 헨델은 서곡으로 이름 붙이기를 바랐으나, 왕실에서는 이 곡을 국왕의 선전 수단으로 삼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결국 왕실의 압력에 굴복하여 "왕실(Royal)의 불꽃놀이 음악"이라고 이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