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베토벤은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건반악기 음악 가운데 가장 방대하고 위대한 유산이다. 그는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였기 때문에 피아노 곡 작곡에 매우 유리했다. 그리고 이들 피아노 소나타를 전생애에 걸쳐 꾸준히 작곡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작곡 양식의 변화를 잘 보여주며 베토벤 음악의 기틀을 이룬다. 1778년 쾰른(Koln)에서 첫 공개연주회를 열었을 때에도 피아노 곡을 연주했고 작곡가로서의 첫 작품 역시 피아노곡이었다. 1792년에 비엔나로 유학 가서 음악계에 데뷔할 때도 작곡가로서가 아니었으며, 피아노 연주자로 1795년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는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피아노 음악을 작곡하였으며 작품번호로는 2번에서 111번까지 이어지므로 피아노 음악의 커다란 발전사를 이루는 동시에 베토벤의 생애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따라서 뒤로 갈수록 형식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인생의 깊은 경험과 정서를 담고 있다. 대체로 1802년 하이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쓰기 전까지를 베토벤 음악발달의 제1기로 분류하는데 선배들을 모방하던 시기이다. 피아노 소나타의 경우 제11번까지이다. (그러나 이미 "비창" 소나타 때에 자신의 개성이 드러난다) 그 후 중기의 작품들이 거대한 형식을 갖추고서 자신의 비극적 삶에 대한 격렬한 투쟁 의지의 표출이었다면, 후기의 소나타는 형식에서 벗어나 좀더 인생을 달관하고, 숙고하고, 명상하는 태도이다. 그러므로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베토벤의 내적 투쟁과 성찰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간적 성숙과 연륜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10대, 20대 젊은이들이 아무리 감수성이 높고 표현력이 정교하다 해도 베토벤 후기 소나타를 연주할 경우 평론가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